청포도
내 고장 칠월은
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
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
먼 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
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
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
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
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
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
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
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
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
이 시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언젠가 올 ‘희망의 손님’을 기다리는 시인의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어요. 청포도와 청포는 순수하고 맑은 이상향, 그리고 민족의 해방을 상징하며, 시 전체에 걸쳐 따뜻한 정서와 은유가 흐릅니다.